며칠 전에 택배 때문에 약간 곤란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월요일 저녁, 남편이 예전 근무했던 회사 지인들을 만나기로 했는데요.
그날 부담없이 선물할 수 있는 것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전 금요일에 미리 주문을 넣었지요.
금요일 오후 늦게 발송이 됐고 당연히 토요일에 도착하겠거니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월요일 낮이 다 돼 가도록 오지 않는 거에요.
이제나 올까, 저제나 올까 계속 기다리며 시시각각 불안이 급증하던 차에
갑자기 카톡으로 밤 9시~11시 사이 도착 예정이라는 알림이 왔습니다.
아구야ㅠㅠ
보통때는 그런 카톡을 받으면
'이렇게 늦게까지 택배 기사님이 고생을 하시는구나' 안타까움이 먼저 드는데
그날은 카톡을 보자마자 철렁하더라구요.
남편에게 바로 말을 했더니 '왜 이렇게 일이 안맞아떨어지냐'면서 머리를 쥐어뜯는 시늉을 하네요ㅎ
하필 식품이라 그날 선물하지 못하면 우리가 다 먹을 수도 없고 참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늦게 도착하더라도 내가 술자리까지 들고 갈까?'
'문자는 밤 9시지만 워낙 시간을 넉넉잡고 통보하잖아. 훨씬 일찍 도착해주지 않을까?'
혼자서 이 생각 저 생각 다 해 봤지만 그 어느 것도 확실한게 없어서 해답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결국 카톡에 나온 기사님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봤습니다.
사정 설명을 했더니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는데요. 물건이가 워낙 깊숙이가 있어서 보이지를 않아요"
말투나 단어 사용을 보니 중국에서 오신듯 했습니다.
일단 급한대로 수고료를 언급한 후에
(주문한 선물이 무용지물이 될 판이라 소정의 수고료 정도는 기쁘게 감당할수 있었지요)
제가 직접 가서 찾아보면 안되냐고 했더니
주소별로 물건들이 정리가 돼 있어서 앞에서부터 순차적으로 나가게 돼 있나 보더라구요.
그러니 뒤에 쌓인 제 물건은 저희집 주소가 가까워야 드러날 수 있었습니다.
"그럼 몇시쯤 되면 조금이라도 보일까요? 제가 그 시간에 차 있는 쪽으로 갈게요"
"실은 제가 어제 백신을 맞아서 지금 팔을 전혀 못써요. 그래서 시간이 많이 늦어져가 죄송합니다"
"아이구ㅠㅠ그러셨군요. 많이 힘드시겠어요ㅠㅠ"
바로 전날 맞은 백신 때문에 팔에 통증이 심해서 물건을 하차하는 시간이 배로 걸리고 있는 건데요.
저두 2차 백신 맞았을 때 팔을 올리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서둘러 달라구 차마 재촉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계속 전화를 드리며 물건이 보이냐고 체크를 했고
오후 5시쯤 물건이 드러날 것 같으니 어디쯤으로 오라고 주소를 말씀해주셨습니다.
주소 주변에 가서도 택배 차는 계속 돌기 때문에 전화 통화를 몇번 한 후에야 비로소 만날 수 있었지요.
전화할때마다 넘 친절하게 바로바로 잘받아주셔서 어찌나 감사하던지..ㅠㅠ
차에는 부인으로 보이시는 여성분도 동승하고 계셨는데요.
남편분이 팔이 아프시니 그날은 도와주려고 나오신 것 같았습니다.
결국 기사님 덕분에 선물할 택배를 잘찾을 수 있었지요.
그리구 약속한 수고료를 내밀었더니 세상에..
"아니에요. 그 택배 선불이에요" 하시는 거에요!
제가 미리 말씀드린 수고료를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셨던 겁니다.
전 솔직히 수십번의 통화와 친절함이 가능했던 이유가
미리 언급한 수고료 때문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되는 고된 작업과 팔의 통증에도 불구하고
그 오랜 시간동안 친절한 상담이 불가능했을것 같았거든요.
그런데..완전히 제 착각이었습니다. 그게 아니었던 거에요.
아무런 댓가도 바라지 않고 오후 내내 보여주셨던 기사님의 친절함에
눈물이 날만큼 감동이 밀려왔지요.
수고료는 끝까지 받지 않으려고 하셔서 주변에 서성이며 눈치보고 있다가
부인분의 외투 주머니에 급하게 넣어드리면서
"기사님 오늘 몸도 안좋으신것 같은데 같이 저녁이라도 드세요"
하고 혹시나 잡힐새라 달음질쳐 왔습니다
몇푼 되지는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그분들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었거든요ㅠㅠ
실례되는 행동이 아니었을까 좀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제가 그 주변을 잘몰라서 음료수라도 살만한 곳을 찾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딱히 다른 방법으로는 제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었습니다.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세상은 역시 혼자 살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곤 합니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이 많이 있음에 안도하며 무한정 행복해집니다.
그와 동시에 제 자신에게 묻지요.
'나는 과연 좋은 사람일까?'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아무런 댓가 없이 친절을 베풀 수 있을까?
2차 백신 맞던 날 짜증이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온 가족들을 괴롭혔던것 생각하면 전 아직 먼 것 같아요ㅎㅎㅎ
머나먼 타국까지 와서 너무나 열심히 살고 계시는 택배 기사님을 보며 큰 걸 배운 하루였네요.
그리고 오늘은 하루종일 고생하시는 택배기사님들께 감사와 응원을 보내고 싶습니다.
택배기사님들! 오늘 하루 힘내시고 늘 건강하세요~ㅎㅎㅎ
택배기사님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