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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질과 노력에 대하여
글쓴이:행복가득   자동점프날짜 2021-10-07 (목) 12:55 오늘조회수: 1067 날짜:21.10.07(목)12:55:41   https://www.1004ya.net/b300//336

보기 드물게 한 분야에서 특출난 재능을 타고난 사람들이 있습니다.

꼭 공부나 예술, 스포츠 분야가 아니더라도 

생활 다방면에서 깜짝깜짝 놀래게 만드는 분들을 접하곤 하는데요.

 

학원에서 근무하던 시절, 너무나 어렵고 까다로운 학부모님과의 면담을 앞둔 적이 있었습니다.

절친한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해 상담 중 나올 수 있는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연구하며 

그때그때 제가 어떻게 대처하고 학부모님을 설득해야 하는지

노트에 그분이 조언해주는 말을 적기도 하고 미리 시연해보기도 하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었지요.

 

그런데 학부모님와 실제 대화 나누듯 연습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고 그 선생님 왈~

저더러 너무 부자연스럽다면서 머리를 갸우뚱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분이 하신 말씀이 지금도 잊혀지질 않네요.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에 따라서 대처도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자연스럽게 주고 받으며 서서히 물흐르듯 설득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지,

미리 이런 식으로 연습해봤자 오히려 경직돼 있는 모습으로 상대에게 신뢰를 주지 못해 

절대 목표를 관철시킬 수 없을 거란 말씀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저의 입장이라면 학부모 앞에 가서 무슨 말로 설득을 할지 

현재로선 알수 없는게 당연하다고 하더라구요.

미리 정해놓는 자체가 문제의 시작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걸 도대체 저분은 어떻게 알고 있을까?ㅎㅎ

당시 너무 신기하고 부러웠던 감정이 지금도 떠오르네요.

전혀 감도 오지 않고 따라갈수도 없는 그 경지~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고 설득해보면서 본능적으로 터득한 것도 있을 것이고

남들보다 좀더 예민하고 뛰어난 DNA를 타고난 탓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실제로 그 분은 스피칭 대회에서 1등을 한 분이었습니다.

 

또 다른 예로 제가 20대 시절에 큰 꿈을 품고 어떤 분야 공부를 3년 넘게 계속한 적이 있었답니다.

아르바이트 할때 빼고는 거의 바깥출입을 하지 않은 채 공부만 했었는데요.

그럼에도 결국 꿈은 이루지 못했었는데 당시에 겪었던 일이 지금도 저를 좌절하게 만들곤 합니다ㅋ

 

선생님 앞에서 여러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던 날이었습니다.

나름 저는 다른 학생들에 비해 오래 공부한 쪽에 속했지요.

3년 동안 피나는 노력으로 터득한 스킬들이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제가 어렵게 알아낸 만큼 아직 그것들을 몰라 헤매고 있는 후배들을 보면서 

묘한 우월감을 느끼기도 했었죠. 

나름 제가 잘한다구 망상에 빠져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느날 처음 수업을 받으러 온 아주 어린 후배가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얼굴 표정도 순둥이 같아 

독하거나 영민한 구석이 없어 보이는 그 아이가

막상 수업에 들어가니...이게 웬걸..ㅠㅠ

제가 3년에 걸쳐 터득한 것을 즉석에서 바로 이해하고 응용해버리는 것입니다!

정식 수업에 들어간 것도 아니고 맛보기 첫시간 수업에서 말이죠!

전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한동안 심하게 방황도 했던 것 같아요.

 

이후 무료로 한번 참관했던 그 학생은 수업에 나오지 않았지요.

오래 배웠다는 학생인 제가 그닥 뛰어나 보이질 않으니 

해당 선생님께 배울게 없다고 생각했던 건 아닐까...

그때 정확히 알게 됐습니다.

타고난 것은 노력으로도 어쩔 수 없다는 것을ㅎㅎㅎ

결국 그 친구는 공부를 시작한 첫 해에 꿈을 이루었지요.

저는 1차 시험도 합격하지 못했구요ㅎㅎㅎ

 

우리는 경쟁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남들보다 나아지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뭐가 진짜 중요한 것일까 가만히 돌아보면

소질이란 건, 각자의 삶에서 그닥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이 어긋났을 뿐

저에게도 남들보다 더 잘하는 것이 있었고

그렇더라도 제 인생 전체를 놓고 봤을 땐 그것들이 그닥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더라는 겁니다.

 

소질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인간관계를 너무나 잘해서 한 분야에서 많은 것을 이루기도 하고

혹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예전 같으면 말도 안되는 컨텐츠가 떠오르기도 하고

예전엔 그 소질이 먹혔다고 한다면 지금은 식상해지기도 하고..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변화무쌍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제보다는 오늘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평생의 과정이 있을 뿐

남과의 비교는 전혀 무의미한 것이란 걸 알게 됐지요.

 

마치 모짜르트와 살리에르처럼 

너무나 뛰어난 한 사람을 목표로 질투와 억울함에 사로잡혀

자신의 노력에 대한 댓가가 겨우 이것인가 신을 원망하며 시간을 보내는 건 

마치 1+1이 5라는 것만큼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습니다.

 

모짜르트의 인생이라는 우주와 살리에르 인생의 우주는 전혀 다르므로 

처음부터 비교 불가하기 때문입니다.

 

꿈을 빨리 이뤘다는 그 후배를 보더라도 

물론 잘 살고 있지만 치열하고 매서운 프로의 세계에서 버텨가기가 녹록치만은 않은것 같아요.

제가 과연 꿈을 이뤘더라도 결코 지속할 수 없는 직업이었습니다.

오히려 합격했으면 쉽게 낙오됨으로써 훨씬 더 불행하고 힘든 인생을 살지 않았을까..

시험에 떨어진게 당연한 수순이었을 뿐 아니라 행운이었던 것이지요.

 

인생은 아주 길어요.

단편적인 한가지로 평가할 수가 없는 것이 바로 인생~

누가 합격하고 누가 불합격했더라도 그 뿐,

누가 소질이 있고 누가 없더라도 그 뿐,

누가 승리했다, 패배했다 말할 수 없고

누가 더 낫다, 못하다 말할 수 없는 것이 인생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세상, 나의 우주를 이제부터 어떻게 가꿔 나갈 것인가?

매일매일 고민하며 노력해야 할 진짜 중요한 문제가 그것이 아닐까 싶어요.

 

자신에게 떳떳한 하루를 보냈는지 성찰하고 반성함으로써 앞을 향해 나아가는 '나'만 있을 뿐,

자신과 남을 대하는 마음이 다르지 않도록 노력하는 '나'가 있을 뿐,

나보다 뛰어난 사람, 나보다 돈이 많은 사람, 나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에 시선을 고정시키는 건

오래 가지도 못할 신기루를 질투하는 것이나 진배 없는 것 같아요. 눈만 돌리면 사라지는 신기루ㅎㅎ

 

오늘 아침 일찍부터 지인께서 차 한잔 하자면서 이렇게 사진을 보내오셨네요.

제가 워낙 달달한 것에 길들여진지라 차를 즐기진 않는데

사진으로만 봐도 은은하고 깊은 향이 느껴져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느낌입니다.

녹차가 많이 땡기는 목요일이네요.

여러분도 같이 한잔 하시면서 나 자신을 마음껏 사랑해주는 시간 만드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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