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오징어 게임'이란 건 이번에 첨 들었고 주로 '팔방치기'를 하면서 자랐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팔방치기'의 룰은 먼저 작은 돌을 주워 자욱한 흙먼지와 함께
사진 속에 보이는 동,서,남,북 네모 그림을 그립니다.
그리고 패를 나누어 한명씩 한발, 두발을 교차하면서 통통 뛰다가 (금 밟으면 죽습니다ㅎ)
끝에 다다른 후 돌 하나를 세우지요.
그리고 뒤로 돌아 방향을 바꾸면서 "돌았다!"를 외친 후
다시 통통 뛰어 맞은편 끝에 도착하면
아까 세웠던 돌을 향해 다른 돌을 던져 맞추는 식인데요.
엄마께 팔방치기 기억나시냐구 여쭤봤더니
엄마 어렸을 땐 '갱까'라고 불렸다고 하네요ㅎㅎㅎ
지역별로 '사방치기' '방차기' '오랫말' '목자놀이' '깨끔치기' '시차기' 등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는 유명한 이 놀이는
놀이판이나 형태가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고 해요.
그리고 넘 신기한건 외국에도 이런 비슷한 아이들 게임이 존재한다는 사실인데요.
영국의 '홉스카치', 독일의 '힝크슈필'이 팔방 치기와 상당히 유사하며
전세계적으로 이런 돌치기 놀이들이 많다고 합니다.
관심이 생겨서 자료를 찾아본 결과
이런 놀이가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데는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더라구요.
쉽고 재미있을 뿐 아니라 돌과 평평한 공터만 있으면 바로 시작할수 있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여러 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도 큰 몫을 합니다.
이런 놀이만 봐도 나라만 달랐지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ㅎㅎㅎ
제가 서울 와서 놀랬던 것 중 하나가 '묵찌빠'란 용어였습니다.
전 분명 '구찌빠'를 하면서 자랐는데 난데 없는 '묵찌빠'라니...
묵찌빠와 구찌빠가 원칙은 똑같지만 약간 분위기는 다르더라구요.
'묵찌빠'는 마치 도장깨기처럼 줄줄이 앉은 친구들 앞에 가서 꾸벅 인사나 경례를 먼저 하고
상대가 내 도전을 받아주면 게임을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한명 한명씩 격파해 올라가는 방식이라 마치 영화처럼 스토리가 있는 느낌인 반면,
'구찌빠'는 옆 친구와 "구찌빠, 구찌빠, 구! 찌! 빠!" 를 연호하면서 가위,바위.보를 냅니다.
물론 가위,바위,보에서 승리해야 이기는 건 맞지만
공중에 쳐들어올린 팔을 힘차게 흩뿌리며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로 고래고래 악을 질러대기 때문에
그 기세로 상대가 쫄고 대부분 기쎈 놈이 이겼던 기억이 나네요ㅎ
아~! 혹은 어이없는 반전도 존재합니다.
터질듯한 에너지로 이글거리는 둘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질때
너무나 작은 목소리로 "빠"를 속삭이며 힘없이 내밀어 이기는 애들이 가끔 출몰한다는 사실인데요.
둘을 에워싸고 있던 주변 친구들도 긴장감과 몰입이 극도로 치달은 상황이라
맥이 탁 풀리는 안타까운 감탄사와 함께 표정들이 묘한 허망함과 씁쓸한 미소로 판이 마무리 되지요.
구찌빠는 대부분 이 두가지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
첨에 서울서 묵찌빠 게임 중 저도 모르게 "구찌빠!"를 외쳤더니
옆에서 들렸던 "왜 '묵'을 '구'라고 하지?" 속삭이는 목소리에 엄청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네요.
좁은 땅덩어리이지만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예전엔 지역끼리 끝없이 멀기만 했기 때문에
이런 흥미로운 차이점들이 존재했던 건 아닌가 싶어요.
지역별로 색을 조금씩 달리했던 각각의 게임들이 참 신기하고 정겹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께 팔방치기를 여쭤봤을 때의 환한 미소를 잊을 수가 없는데요.
저절로 쏟아져나오는 폭풍같은 웃음과 수다는
마치 잠시잠깐 엄마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 계신 듯 했습니다.
제가 중간에 끊지 않았다면 밤이 새면서라도 옛놀이 얘기를 하실 수 있을 것 같았지요.
이게 바로 추억의 게임 위력이 아닌가 싶네요.
이번 '오징어 게임' 흥행을 계기로 더 잊혀지기 전에
지역별 놀이를 정리해서 기록했으면 하는 바램도 생깁니다.
요즘도 그리고 앞으로도...
화려한 그래픽 게임에 이미 익숙해진 아이들이
팔방 게임을 할리는 없을듯 해서 말이지요ㅎㅎㅎ
연일 푸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건 넘 좋은데
코로나 폭증 때문에 마음 불편한 날들이 지속되고 있네요ㅠㅠㅠ
하지만 우리가 원칙만 잘 지킨다면 코로나 따윈 얼마든지 피해갈 수 있을 거에요. 그죠?ㅎㅎㅎ
모두들 건강관리 잘하시고 즐거운 놀이처럼 하루종일 웃음 가득한 하루 되세요~!^^
(사진 출처 : Ohmyphoto )